작품 소개
대화편에 좀 더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이 방대한 대화의 주요 주제들, 이를테면 정의란 무엇인가, 이상 국각에서는 왜 철인이 치자가 되어야 하는가, 철학이란 무엇인가, 모방적인 시는 왜 이상 국가에서 추방되어야 하는가 등등이 어디서 어떻게 논의되는지 스테파누스 표기를 붙여 권별로 간략하게 정리해보았다. 이로써독자들은 본문 읽기 전에 주요 주제를 개관할 수 있고, 나중에 특정 주제를 다시 읽고 싶을 때에 쉽게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제1권
- 소크라테스와 글라우콘이 벤디스 여신의 축제를 구경하러 페이라이에우스 항에 갔다가 아테나이로 돌아오는 길에 여러 지인의 만류로 그곳에 있는 폴레마르코스의 집에 머무른다.
- 소크라테스가 케팔로스 옹과 노년에 관하여, 부의 이점에 관하여 대화를 나눈다. 소크라테스가 정의를 화제로 삼기를 제의한다. 정의란 맡은 것을 정직하게 되돌려주는 것만은 아니다.
- 소크라테스와 폴레마르코스의 토론, 정의란 빚진 것을 갚는 것인데, 그것은 친구에게 잘하고 적에게 해코지하는 것이다. 그러나 어떤 맥락에서 그러한가? 올바른 사람은 불의에도 가장 능하지 않을까? 그밖에도 누가 우리 친구이고, 누가 우리 적인가? 적이라 해도 남을 해코지하는 것이 과연 옳은가?
- 트라쉬코스가 끼어든다. '정의는 강자에게 유익한 것이다.' 이는 강자가 생각하는 것은 무엇이든 훌륭하다는 뜻인가? 플레마르코스는 소크라테스를, 클레이토폰은 트라쉬마코스를 두둔한다. 강자는 강자인 한 실수할 수 없다고 트라쉬마코스가 우긴다. 양치기가 추구하는 것은 자기 양떼에게 유익한 것이 아니라고 트라쉬마코스가 이의를 제기한다. 양치기가 자기 양떼를 배려하는 것과 생계를 위해 양떼에 관심을 갖는 것은 다른 것이라고 소크라테스가 반박한다. 소크라테스의 주장에 따르면, 최선의 치자는 마지못해 통치한다. 소크라테스가 올바른 삶이 올바르지 못한 삶보다 더 나은 세 가지 논거를 제시한다. ①올바른 사람은 현명하고 훌륭하지만 불의한 자는 무식하고 나쁘다. ②불의는 내분을 조장하여 본래의 기능을 수행할 수 없게 한다. ③올바른 사람은 불의한 자보다 더 행복한 삶을 산다. 그렇지만 정의가 무엇인가 하는 문제는 여전히 숙제로 남는다.
제2권
- 트라쉬마코스가 항복하자 글라우콘이 그의 주장을 물려받아 반론을 펼친다.
- 정의에 대한 그의 반론 ①정의는 타협의 산물이다. ②정의는 불가피하기에 마지못해 실행될 뿐이다(귀게스 이야기). ③정의가 바람직한 까닭은 그 보답 때문이며, 그런 보답은 겉으로 정의로운 것처럼 보여야만 받을 수 있다.
- 아데이만토스가 글라우콘의 주장을 지지한다. 정의에 대한 견해는 크게 두 가지인데, 정의는 그 자체 때문이 아니라 그것이 가져다주는 보답 때문에 바람직하다는 것이고, 정의는 즐거움이나 행복과는 무관하다는 것이다. 이 두 가지 견해 모두 젊은이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글라우콘과 아데이만토스 형제가 소크라테스에게 정의가 가져다주는 보답이나 명성은 차치하고, 그 자체 때문에 정의를 찬양해달라고 요청한다.
- 그리하여 정의를 옹호하는 데 나선 소크라테스가 정의를 먼저 국가에서 찾고 그런 다음 개인에게서 찾기를 제안하며, 국가의 기원을 펼쳐 보이기 시작한다.
- 글라우콘이 그러한 가상 국가는 미개하다고 이의를 제기하자 소크라테스가 사치스러운 국가를 그려 보여준다. 소크라테스에 따르면 국가를 수호하기 위해서는 직업 군대가 필요한데, 군대는 적에게는 사납지만 동포에게는 유순하며, 특별 교육을 받은 수호자들로 구성되어야 한다. 신들에 관해 전해오는 이야기는 검열받아야 한다. 신은 수호자들에게 선한 존재로, 선의 원인으로만 제시되어야 한다. 또한 불변의 존재로, 기만과는 거리가 먼 존재로 제시되어야 한다.
제3권
- 수호자들의 교육에 관한 논의가 이어진다. 시나 이야기는 수호자들의 다음과 같은 자질을 증진시켜야 한다. ①용기, ②슬픔의 자제, ③웃음의 자제, ④진리에 대한 외경심과, 공동체에 유익할 경우 거짓말도 할 수 있다는 마음가짐, ⑤절제
- 논의가 이야기의 내용에서 문체로 옮겨간다. 소크라테스는 단순한 서술과 모방을 통한 서술을 구분한다. 소크라테스에 따르면, 수호자들이 모방적인 시와 친숙하거나 그런 시를 연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수호자들은 간결한 문체를 추구해야지 정교하거나 혼합된 문체를 사용해서는 안 된다.
- 수호자들을 교육할 때는 음악에도 똑같은 제약이 가해져야 한다.
- 끝으로, 소크라테스는 훌륭한 성격을 형성하는 데서 훌륭한 예술의 중요성을 개관하며, 예술의 아름다움을 애정을 느끼게 하는 아름다움과 결부한다.
- 수호자들의 체력단련 교육으로 되돌아가, 소크라테스는 검소한 식사를 하며 되도록 의사에게 의존하지 말라고 일러준다. 체력단련 교육은 몸에 유익하기보다는 혼에 유익해야 한다. 이성과 기개가 균형을 이루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상태이다.
- 수호자들 중에서 치자를 어떻게 선발할 것인가? 소크라테스는 새로 건설된 국가에서 태어날 후속 세대가 믿어야 할 애국적 신화를 지어내야 하며, 수호자들은 사유재산을 소유해서는 안 되는 등 사회적으로 어떻게 처신해야 하는지 간략하게 일러준다.
제4권
- 아데이만토스가 이의를 제기한다. 그런 수호자들이 과연 행복할까? 소크라테스는 국가를 건설하는 목적은 국가 내의 특정 집단이 아니라 국가 전체를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답변한다. 국가 전체가 행복하려면 몇 가지 전제조건이 충족되어야 하는데, 이를테면 국가는 지나치게 부유하다고 해서, 지나치게 영토가 넓다고 해서, 반드시 좋은 것은 아니다. 소크라테스는 교육의 중요성을 다시금 강조하며, 법을 개정할 때는 보수적 태도를 취하고, 종교 의식을 치를 때는 전통적 권위를 존중할 것을 권한다.
- 논의는 자연스럽게 국가의 정의로 옮겨간다. 국가의 미덕 가운데 지혜와 용기와 절제가 발견되면 남은 것은 국가의 정의일 것이다. 국가의 지혜는 치자계급에게 있고, 국가의 용기는 군대에 있으며, 국가의 절제는 통치하기에 걸맞은 자들의 지배를 피치자가 기꺼이 받아들이는 데 있다. 끝으로, 정의는 국가의 각 계급이 다른 계급의 일에 참견하지 않고 제구실을 다하는 데 있다.
- 이어서 국가의 미덕과 똑같은 미덕이 개인에게도 있는지 확인한다. 개인과 국가는 대체로 비슷하다. 국가의 세 계급에 상응하는 혼의 세 부분은 별개의 기능을 수행하는가? 혼의 이성적 부분의 기능은 혼의 욕구적 부분의 세 기능과 다르며, 혼의 기개 높은 부분의 기능은 다른 두 부분의 기능과 다르다. 개인의 미덕이 어째서 국가의 미덕과 일치하는가? 개인은 자신의 혼에 내재한 부분이 저마다 제구실을 다할 때는 올바르게 된다. 이런 설명은 전통적 관념과도 배치되지 않는다. 정의는 혼의 여러 부분이 건강한 균형 상태에 있는 것이고, 불의는 건강하지 못한 불균형 상태에 있는 것이다.
- 이제 소크라테스는 글라우콘과 아데이만토스 형제가 처음에 물었던 문제로 되돌아간다. 정의와 불의 가운데 어느 쪽이 더 유익한가? 이에 적절한 답변을 하자면 먼저 여러 불의한 국가와 그에 상응하는 불의한 개인을 고찰해야 한다.
제5권
- 소크라테스가 불의한 국가의 여러 형태를 기술하려는데, 아데이만토스가 그에게 수호자들 사이에 처자 공유 문제를 더 자세히 설명해달라고 요청한다.
- 소크라테스는 여자 수호자들도 남자 수호자들과 같은 업무를 수행할 것을 제안한다. 여자는 남자와 본성이 다른 만큼 여자에게는 다른 업무를 맡겨야 한다는 이의 제기에 대해, 소크라테스는 국가를 경영하는 데는 그런 차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고 대답한다. 소크라테스는 자신의 제안은 실현 가능할뿐더러 최선책이라고 주장한다.
- 소크라테스의 두 번째 제안은 수호자들이 따로 가정을 이루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소크라테스는 이 제안의 실현 가능성은 나중에 입증하기로 하고 먼저 그것이 과연 최선책인지 고찰한다. 수호자들은 우생학적 관점에서 성생활을 조절할 필요가 있다. 이런 조치는 수호자들 사이에 일체감을 조성할 것이며, 이런 공동체 의식은 모든 시민에게 확산될 것이다. 그런 생활 태도를 견지하면 수호자들은 누구보다 더 행복할 것이다. 이 제안의 실현 가능성에 관한 논의는 다시 미루고, 소크라테스는 수호자들이 어떻게 전쟁을 할 것인지 설명하기 시작한다. 그러나 글라우콘이 그런 정체가 과연 실현 가능한지, 가능하다면 어떻게 가능한지 설명해달라고 조른다.
- 소크라테스는 이상 국가의 이론적 본보기는 설령 실현 가능성이 입증되지 않더라도 여전히 유효한 것이라고 운을 떼고 나서, 이상 국가는 철인이 왕이 되거나 왕이 철인 되기 전에는 실현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소크라테스는 이 주장을 정당화하기 위해 철인이 어떤 사람인지 분석한다. 철인 또는 철학자만이 다양한 현상 이면의 실재 또는 이데아를 인식할 수 있다. 따라서 철인 또는 철학자의 지식은 대중의 단순한 의견과는 본질적으로 다르다.
제6권
- 철인 또는 철학자가 실재에 대한 지식에 더하여 실무 경험을 쌓는다면 당연히 국가의 지도자가 되어야 한다. 하지만 그러기 위해 그들은 용기, 정의 같은 미덕을 구비해야 할 뿐 아니라, 배우기를 좋아하고 이해가 빠르고 기억력이 좋고 성실하고 절제 있고 도량이 넓고 우아하고 세련되어야 한다.
- 그러나 실제 철학자들은 쓸모없거나 사악하다고 아데이만토스가 이의를 제기한다. 소크라테스는 국가를 배에 견주면서, 철학자들이 무용지물이 된 것은 철학자들 탓이 아니라 철학자를 기용하기를 거부하는 자들 탓이라고 주장한다. 철학적 품성을 타고한 사람들은 그드르이 탁월한 자질을 악용하려는 공동체에 의해 오히려 비뚤어지기 쉽다. 그러나 철학에 가장 해악을 끼치는 것은 사이비 철학자들이다. 이들은 온갖 유혹을 이기고 살아남은 소수의 진정한 철학잗보다 그 수가 휠씬 많다. 나라가 망하지 않으려면 어떤 방법으로 철학을 대해야 하며, 어떻게 해야 사람들이 철학에 대한 편견에서 벗어날 수 있는가? 그러기 위해서는 철인이 왕이 되거나 왕이 철인이 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며, 이는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 철인 왕은 어떤 교육을 받아야 하는가? 소크라테스는 그들이 배워야 할 가장 중요한 교과목은 선이라고 주장하며, 이를 설명하기 위해 세 가지 비유를 든다. ①태양의 비유, ②선분의 비유,
제7권
- 왜 선을 배워야 하는지 설명하기 위해 세 번째이자 마지막으로 ③동굴의 비유를 든다. 교육이란 혼이 자신을 에워싸고 있던 동굴 안의 그림자를 뒤로 하고 햇빛 비치는 위쪽 세계로 나와서 그 세계를 이해하도록 이끌어주는 것이다. 그러나 위쪽 세계를 이해한 뒤에 철인 또는 철학자는 동굴로 돌아가 그곳의 통치자가 되어야 한다.
- 소크라테스는 수학 공부가 어떻게 혼을 동굴 밖으로 끌어내는지 설명하며 수학의 여러 교과목을 차례차례 분석한다. ①산수와 수, ②평면기하학, ③입체기하학, ④천문학, ⑤화성학
- 철인 치자를 위한 마지막 교과목은 문답법이며 이 교과목을 공부해야 선을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소크라테스는 문답법이 어떻게 궁극적 경지에 이르게 하는지는 글라우콘에게 명확히 설명해주지 않는다.
- 대신 그들은 그런 공부를 하려면 어떤 자질이 필요하고, 각각의 공부는 몇 살에 해야 하는지 논의한다. 소크라테스에 따르면, 이상 국가가 실현될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은 철인이 치자가 되어 이런 제도를 도입하고 시행하는 것이다.
제8권
- 소크라테스와 글라우콘은 지금까지 논의한 것을 정리하고 제5권 첫머리에 중단되었던 주체를 다시 논의한다. 불의한 정체의 네 가지 유형을 그에 상응하는 개인과 대응시키며 체계적으로 기술하되, 먼저 가장 덜 타락한 유형과 개인을 다루고 맨 나중에 가장 심하게 타락한 유형과 개인을 다룬다. 여기에서 소크라테스는 국가와 개인간의 유사서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
- 소크라테스는 최선자정체에서 어떻게 명예지상정체가 생겨나고 명예지상정체의 특징은 무엇인지, 이 정체에 상응하는 명예지상정체적 인간의 특징은 무엇이며, 개인이 어떻게 명예지상정체적 인간이 되는지 분석한다.
- 과두정체, 명예지상정체에서 어떻게 과두정체가 생겨나고 과두정체의 특징은 무엇인지, 과두정체에 상응하는 개인이 어떻게 과두제적 인간이 되는지, 그 특징은 무엇인지 분석한다.
- 민주정체, 과두정체에서 어떻게 민주정체가 생겨나고 그 특징은 무엇인지, 민주정체에 상응하는 개인이 어떻게 민주제적 인간이 되는지, 민주제적 인간의 특징은 무엇인지 분석한다.
- 참주정체, 민주정체에서 어떻게 참주정체가 생겨나며, 참주정체의 특징은 무엇인지 분석한다.
제9권
- 참주정체에 상응하는 개인이 어떻게 참주적인 인간이 되며, 그의 특성은 무엇인가? 소크라테스는 국가와 개인의 유사성을 통해 참주제적 인간의 불행을 설명한다. 가장 큰 불행은 참주제적 인간이 사인으로 머무르지 않고 한 나라의 참주가 되는 것이다. 소크라테스는 올바른 사람이 불의한 자보다 더 행복하다는 첫 번째 증거로 각 정체에 상응하는 개인의 행복에 최종 등급을 매긴다.
- 올바른 사람이 불의한 자보다 더 행복하다는 두 번째 증거. 소크라테스에 따르면 인간은 지혜를 사랑하는 자, 명예를 사랑하는 자, 이익을 탐하는 자의 세 유형으로 나뉘는데, 이들은 저마다 자신의 생활방식이 가장 행복하다고 주장하지만 우리는 지혜를 사랑하는 자의 판단을 믿어야 한다. 지혜와 경험과 이성에 근거한 그의 판단이 가장 정확하기 때문이다.
- 올바른 사람이 불의한 자보다 더 행복하다는 세 번째 증거. 소크라테스는 즐거움의 본성을 분석하며 신체적 즐거움은 대개 고통을 멈추게 한 것에 불과하다고 주장한다. 진실로 우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즐거움은 지혜가 권하는 즐거움이다.
- 혼의 각 부분은 지혜를 사랑하는 부분의 지배를 받을 때 비로소 자기에게 고유한 즐거움을 발견할 수 있다. 소크라테스는 최선의 삶이 최악의 삶보다 얼마나 더 즐거운 것인지 수치화하고 나서, 혼의 이성적 부분과 기개 높은 부분과 욕구적 부분을 각각 인간과 사장와 여러 형상의 괴물에 비긴다. 그러고는 불의한 삶이 유익하다고 주장하는 것은 바로 인간이 사자와 여러 형상의 괴물을 적절히 통제하는 대신 오히려 이들에게 복종하고 아부하도록 요구하는 것이라고 반론을 제기한다.
제10권
- 소크라테스가 제2권과 제3권에서 논의한 시에 관해 다시 논의한다. 모방이란 무엇인가? 침대에는 세 가지가 있는데, 침대의 이데아, 제작된 침대, 침대의 그림이 그것이다. 모방의 산물은 진리와는 거리가 멀다.
- 시인도 화가와 마찬가지로 모방자이다. 세상 사람들이 생각하듯 시인이 실제로 자신이 묘사하는 사물에 관한 전문지식이 있다면 시인이 되는 것만으로 만족하지 않을 것이다. 시인 또는 화가의 지식은 제작자의 지식보다 열등하고, 제작자의 지식은 사용자의 지식보다 열등하다.
- 시인은 청중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는가? 모방적인 시는 혼의 비이성적 부분을 자극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모방적인 시는 점잖은 사람마저 타락시킬 수 있다. 따라서 이상 국가에서는 신을 찬양하는 찬가나 훌륭한 사람을 찬미하는 송가는 받아들이되 모방적인 시는 수용해서는 안 된다.
- 혼은 불멸한다. 혼을 몸과 연계해서만 생각하며, 혼의 본성을 이해할 수 없다.
- 소크라테스는 끝으로 정의가 받게 되는 보답을 언급한다. 먼저 이승에서 정의가 받게 되는 보답과 불의가 받게 되는 벌을 간단히 살펴본 다음, 에르의 신화를 통해서 사후에 어떤 보답과 벌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지 그려 보여준다. 죽은 이의 혼이 초원에서 만나 저승에서 겪었던 일들을 서로 들려준다. 죽은 이의 혼들은 우주 전체를 개관할 수 있는 곳으로 여행을 계속하여 내생의 삶을 선택하고 나서, 다시 태어나기 위해 밤중에 유성처럼 뿔뿔이 흩어진다. 그러므로 혼의 불멸을 믿고 지혜와 정의를 삶의 목표로 삼자고 말하며 소크라테스가 동석한 사람들에게 당부한다.
1. 정의의 이익
폴레마르코스 : 정의란 남에게 빌린 것은 반드시 돌려 주는 것이 옳다 -> 친구에게 이익을 주고 적에겐 해악을 주는 것이다. -> 남에게 해를 끼치는 것은 그 상대가 친구든 적이든 정의로운자가 할 일이 아니다.
트라시마코스(소피스트) : 정의는 강자의 이익이다. (지배 계급의 이익을 대변하는 것이 정의이다.) -> 진정한 의미의 통치자는 자신의 이익만을 앞세우지 않고 국민들의 이익을 염두에 두고 지시하는 것이 통치자이다.
트라시마코스(소피스트) : 선량한 자는 그렇지 못한 사람에 비해 언제나 손해를 본다. 불의는 정의보다 훨씬 강한 힘과 자유, 권력을 가진다. ->모든 기술은 각자의 영역을 가지며 각각의 대상에 이득을 주는 것이다. 따라서 통치자는 통치하는 대상에 이득을 주어야한다.
트라시마코스(소피스트) : 정의는 ‘숭고한 단순함’이고 불의는 ‘재기 넘치는판단’이다. -> 정의로운 사람은 현명하고 지혜로우나, 그렇지 못한 사람은 무지하고 열등하다. 정의가 불의보다 더 강력한 힘을 갖고 있으며 더 나은 삶을 영위할 수 있다. 정의로운 삶이 더 이익이다.
2. 국가의 탄생
글라우콘 : 많은 사람들이 정의를 번거롭게 받아들인다. 추구하기는 하지만 그 자체로서는 달갑지 않거나 기피하고 싶어 한다. 정의란 불의와 불의의 타협책이다. 사람들은 누구나 욕심에 따라, 이익에 따라 행동하기 때문이다.
아데이만토스 : 정의롭게 살라고 하는 것은 정의 자체를 찬양해서라기보다는 그것이 가져오는 결과 때문이다. 불의 대신 정의를 택할 이유란 없으며, 수단껏 불의를 감추기만 하면 되고, 각자 마음 내키는 대로 잘살면 그것이 최고이다.
- 국가의 정의로부터 생각한다. 국가에서 어떤 것이 정의로운지를 먼저 파악한다면 개인의 모습에서 어떤 것이 정의로운지 알수 있다.
국가는 사람들의 필요에 의해 생겼고 독립된 개인이 세상을 살기에 너무 어렵기 때문에 생겨났다. 국가가 유지되기 위해서는 다양한 소질의 사람들이 다양한 직업을 갖고 화폐와 시장, 중개자, 상인, 목수, 임금노동자 등이 있어야할 것이다. 인구가 늘면 자원과 국토가 비좁아질 것이고 자원과 국토를 얻기 위해 전쟁이 일어날 것이다. 이를 위해서 군대가 있어야 할 것이고 국가를 지킬 수호자가 있어야한다. 수호자는 기백이 있어야하고 온순해야한다. 이를 위해서 수호자는 어릴 적부터 음악과 체육을 통해 정신과 육체를 교육시켜야하며 유익하고 유덕한 이야기만을 들려줘야한다. 신은 언제나 자신의 형태에 머물며 누구를 기만하지 않는다. 언행에 있어서도 순수하고 진실하다. 따라서 수호자는 신의 숭배자여야하고 신을 본받게 해야 한다.
3. 수호자들을 위한 교육
수호자의 교육에 관련되어서 수호자의 용기를 저해하거나, 용기를 함양하는 데 방해가 되는 것들을 차단해야하고 감상에 빠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슬픔에 압도돼서도 안 되지만 쉽게 웃음을 터뜨려서도 안 되고 절제를 가르쳐야한다. 음주에 대한 욕구나 욕정을 불러일으키는 시구를 접하게 해서도 안 된다. 수호자는 오로지 그들의 기능을 살려야하고 목적을 수행하는 데 전념해야한다. 음악과 체육을 통해서 영혼을 선양한다.
수호자는 꼭 필요한 물건들만 갖도록 해야 하고 사유재산을 갖게 해선 안 된다. 식량이나 보수도 필요한 만큼만 지급하고 모든 생활을 공동으로 해야 한다. 귀중품은 가까이 하면 안 되며 일반 국민과 거래를 해도 안 된다. 이렇게 해야 만이 그들과 국가를 수호할 수 있다고 믿게 해야 한다.
4. 정의로운 삶
아데이만토스 : 수호자들은 전혀 행복하지 않다. -> 국가는 어느 한 사람을 위해 세운 것이 아니다. 모두가 잘 살고 행복하게 하자는 것이다. 전 국민이 행복하도록 국가를 이끌어가기 위해선 어쩔수 없다. 법률과 국가의 수호자들이 타락하면 국가는 결국 망한다. 건전한 교육과 양육을 통해 법과 제도가 정비되고 다시 좋은 교육과 양육으로 이어질 것이다.
- 훌륭한 국가(개인)에 필요한 덕목 : 지혜, 용기, 절제, 정의
지혜 : 수호자들은 가장 적은 수지만 그들의 지식이 있어야 지혜로운 국가가 되는 것이다.
용기 : 용기는 보전에 대한 신념이다. 아무리 어렵고 두려운 일이 닥쳐도 꺾이지 않는 의지이다. 또한 용기 있는 자는 어떤 쾌락이나 공포로도 자신에게 물든 색이 빠지지 않으며 이들은 두려움에 대한 분별과 올바른 견해를 유지하는 힘을 갖고 있는데 이것이 바로 용기이다.
절제 : 일종의 질서이며 쾌락이나 욕망을 극복하는 것이다. 인간의 영혼에 비유하자면 더 나은 영혼이 더 못한 영혼을 이기는 것이 절제이다.
정의 : 맡은 바 자실의 일에 충실하되 다른 일엔 참견하지 않는 것이다. 돌고 있는 팽이의 축과 같이 돌면서도 서 있는 부분이다. 각자 내면에 있는 세 부분이 맡은바 자기 일을 올바로 수행할 때, 그 사람은 정의로운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5. 공산사회와 남녀평등
자연의 천성은 남녀 간에 동일하므로 남자의 직업을 여자도 가질 수 있다. 결혼할 남녀를 선택할 때 공정한 방식으로 추첨을 통해 한다. 수호자의 계급과 혈통을 유지하기 위해 우수한자끼리 관계 맺게 하고 열등한 자끼리 관계 맺게 한다. 이 때 이 사실은 통치자만의 기밀이어야 한다. 한 개인의 불행이 국가 전체의 불행이 되고 개인의 행복이 국가 전체의 행복이 돼야 한다. 그 반대도 마찬가지이다. 재물은 물론 가족까지도 공동 소유로 하여 분열을 막는다.
위와 같은 이상 국가를 실현 시키려면 철학자가 통치자가 되어야한다. 철학자는 지혜와 진리를 사랑하는 사람이고 통치자는 이러한 지혜와 진리가 필요하다.
6. 철학자와 통치자
철학자는 불변의 것을 파악하며 지혜를 사랑한다. 철학자의 자질은 존재의 본질에 대해 탐구하길 좋아하는 사람이고 허위보다는 진리를 사랑하는 사람이다. 진리와 지혜를 갖춘 자가 통치자가 되어야하므로 철학자가 통치자가 되어야만 이상 국가를 실현할 수 있다.
아데이만토스 : 현실에서 철학자는 쓸모없는 사람들로 취급되고 있다. -> 철학자를 운용하는 사회에 문제가 있어서 그렇다 철학자가 될만한 소질이 있는 자는 환경적 어려움이 크기 때문에 철학자로 거듭나기 힘들다.
철학자에게 필요한 최고의 학문은 ‘선의 이데아’이다. 선의 이데아는 인식되는 것들에 진리를 부여하고 인식하는 것들에 능력을 부여한다. 인식과 진리는 선처럼 보이나 선 자체는 아니고 선은 보다 높은 자리에 있는 어떤 것이다. 선은 인식되는 것들에 대한 지식의 창조자이며 그 사물의 존재와 본질의 창조자이다. 다음 그림은 선의 이데아를 보여주는 도식이다.
7. 선의 이데아와 이상 국가
인식되는 영역에서 보게 되는 선의 이데아는 고심해야 겨우 볼 수 있는 것인데 이는 모든 아름다움의 원인이다. 이성적으로 행동하려는 자라면 이 이데아를 보아야한다.
진정한 의미의 교육이란 주입식 교육이 아니라 영혼으로 하여금 밝은 부분을 볼 수 있도록 관조하면서 견딜 수 있게 해주는 것이다. 이것이 선을 찾아 터득하는 첩경이라고 말한다.
이상 국가란 어느 한 계층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모든 사람을 위한 것이다. 국가 전체의 행복을 도모하기 위해 만들어졌고 모든 국민을 결속시켜 공공의 선에 이바지 하도록 함으로써 각자가 잘 살도록 하는 곳이다. 이상 국가가 만들어지기 위해선 지식이 깊은 수호자와 통치자가 있어야한다. 수호자는 어릴 적부터 학문에 대한 훈련을 시켜야 하나 억지로 교육시켜선 안 되고 체육훈련이 끝나는 스무 살 즈음부터 전쟁터로 끌고 가 위험에 대한 내성을 키워야한다. 또한 변증론을 5년 정도 배워야 한다. 마지막엔 어떤 유혹에도 굴하지 않고 자신을 확고히 지키는지를 시험받도록 해야 한다. 이 기간은 15년 정도로 잡는다.
8. 잘못된 국가 체제
- 잘못된 국가 체제 (개인) : 귀족 체제, 명예 체제, 과두 체제, 민주 체제, 참주 체제
귀족 체제 : 귀족을 중심으로 사회가 움직이는 체제.
명예 체제 : 귀족 체제와 과두 체제의 중간 단계. 재물 욕심임 많고 소유욕이 강하다. 쾌락을 즐기며 남의 것을 탐내기도 한다. 고집이 세고 음악도 좋아하지만 교양이 없다. 토론할 능력이 부족해 주로 듣기만 하며 자애심이 부족하다. 권력욕과 명예욕도 강하여 수호자가 되기 어렵다.
과두 체제 : 부자가 권력을 장악하고 있어 가난한 사람은 힘을 쓰지 못하는 체제. 재산이 부족하면 시민권의 자격과 관직도 나갈 수 없다. 결국 부자들과 가난한 자들의 대립이 일어나고 내분이 끊이질 않는다.
민주 체제 : 무엇도 강요하지 않고 아무도 강제 당하지 않는다. 이것은 온갖 무질서와 혼란을 야기하며 누구에게나 똑같은 평등이라는 마약을 분배한다. 이런 사람은 끝없는 욕망에 시달리며 자기 자신을 달달 볶는다. 이것저것 여러 가지 일을 하지만 그 내면엔 어떤 질서와 규율도 없고 이러한 삶이 복되고 자유롭다고 착각하며 산다.
참주 체제 : 국가의 세 그룹(힘이 강해 멋대로 날뛰는 계급, 부자들의 계급, 민중)을 아우르는 참주가 생겨난다. 참주는 민중의 지지를 업고 누구에게나 환심을 사려고 한다. 자신을 위해 때로는 싸움을, 때로는 선동을 획책한다. 참주는 적대 세력을 조금씩 제거 하면서 자신의 세력을 강화하고 민중을 탄압하기도 한다.
9. 지혜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왕국
인간의 영혼 속에 있는 선한 부분이 악한 부분에 지배받으면, 좋은 성질들은 질식하고 나쁜 성질들만 남아 그의 영혼을 잠식한다. 따라서 가장 비참한 사람은 참주이다.
사람들은 지혜를 사랑하는 자, 명예를 사랑하는 자, 돈을 사랑하는 자로 나눌 수 있는데 경험과 식견, 추론에 의해 지혜를 사랑하는 자의 삶이 가장 즐겁다고 말 할 수 있다. 지혜는 순수한 쾌락이다. 따라서 현명한 인간이라면 자신의 고귀한 목적을 위해 평생을 바칠 것이고 심신을 바로 닦고 야만성에서 벗어나려고 노력한다. 재물을 취할 때도 분에 넘치지 않도록 주의하고 세상의 그릇된 것에 휩쓸리지 않을 것이다. 그는 늘 자신의 세계를 관조하며 무질서나 태만을 경계할 것이다. 현명한 자는 정치를 하지 않을 것이고 스스로 세운 상상 속의 이상 국가만을 통치하려고 할 것이다.
10. 시인 추방론과 영혼 불멸설
무엇이든 그것 자체에 악이 생기는 것이 아니라면 그로 인한 소멸은 발생하지 않는다. 따라서 내재돼 있는 영혼의 악이 영혼을 죽일 수 없다면, 그 영혼은 한결 같이 있어야 하고, 죽지 않는다. 불멸인 영혼은 순수하다.
우리는 신의 뜻을 좇아 정의롭게 살면서 덕을 길러야 한다. 그것이 우리의 본분이며 신성을 느끼는 일이기도 하다. 그것만이 이 세상에서 행복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감상문
어릴 적 만화영화 꼭꼭 숨겨두었던 지혜, 용기, 절제, 특히 정의에 대해 이야기하고 다른 사람의 의견을 듣는 것은 신선한 경험이었다. 책을 읽는 동안에 몇 번이나 책속에 들어가 토론에 참여하고 싶을 정도였다. 내가 생각했던 이상 국가와 다른 점도 있었고 나의 의견과 다른 부분도 있었다.
책을 읽으며 찝찝했던 것은 소크라테스의 일차원적 사고방식이었다. 논리를 펼칠 때 상대방에게 일차원적인 선택을 강요하는 대화패턴은 계속 되었다. 예를 들어 정의로운 자는 현명 하다라는 명제를 주장할 때이다. “지식과 무지 일반에 관해 생각해봅시다. 어떤 분야의 전문가가 다른 전문가보다 더 뛰어나다고 생각할 것 같소? 같은 분야의 전문가들끼리 말이오. 오히려 같은 언행을 취하려고 하지 않겠소?”와 같은 경우에는 수많은 전문가의 성향과 행동 패턴을 일획 화 시켜놓았다. 이것은 지나친 일반화의 오류이다. 그리고 “악덕의 정신을 가진 인물의 삶은 어떻겠소? 잘 살겠소?”에 대한 나의 대답은 “잘 살 겁니다.”이다. 악덕한 사람은 간사하여 남을 잘 속이고 정의로운 척 하여 진실로 정의로운 사람보다 더 잘 살아 갈 것이다라는 것이 나의 소견이다.
국가론은 아주 오래된 고전임에도 불구하고 현재에 대해 들어맞는 부분이 꽤 있다. 과두 체제에 대한 부분을 읽을 때에는 미국이 떠올랐다. 돈이 많으면 그 부분을 인정해 주고 형을 감해주는 미국은 플라톤이 말한 과두 체제가 적합했다. 참주 체제의 부분에서는 선거기간의 한국을 떠올렸다. 민중의 환심을 사기위해 선동이나 싸움을 획책하는 참주의 모습은 선거기간에 선거활동을 열심히 하는 정치인들의 모습을 떠올리게 했다. 참주는 적대 세력을 조금씩 제거 하면서 자신의 세력을 강화한다는 부분에서는 우리나라 국회를 떠올렸다. 아주 오래전에 쓰인 국가론임에도 불구하고 현대에 적용시켰을 때 유사한 부분이 있는 것은 그만큼 국가론이란 책이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 그리고 소크라테스에 관해서 무지했던 내가 이 책을 읽고 자연스럽게 그들의 관계를 알고 그리스라는 시대적 배경을 통해 그 사회가 어떤 사회였고 어떤 것이 중요한지 알게 되었다. 소크라테스는 플라톤의 스승이고 아리스토텔레스는 플라톤의 제자이다. 플라톤은 아카데미의 어원인 아카데미아를 설립하였고 그곳에서 국가론을 썼다. 국가론은 그의 스승인 소크라테스와 다른 이들의 대화를 통해 플라톤 자신이 생각하는 이상 국가를 이야기 했다.
플라톤의 이상 국가는 지혜와 진리를 사랑하고 추구하는 참된 철학자가 통치하는 곳이다. 그곳은 공산주의와 민주주의가 공존한다. 남녀가 같은 직업을 가질 수 있을 정도로 평등한 사회이지만 수호자는 공산주의에 살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재물은 물론이거니와 가족조차도 공유를 하고 적은 보수를 받고 국가만을 위해 살아간다. 이러한 수호자는 인생의 전 부분에 걸쳐 교육을 받는데 나쁜 것은 일절 듣지 않게 하고 정신을 위한 교육(음악)과 건강한 신체를 위한 교육(체육)을 받는다. 이러한 삶을 살아가는 수호자는 과연 삶이 행복할까라는 생각을 했다. 그러나 플라톤이 말하고자 하는 이 수호자는 개인에게 있어서 정의와 같다고 생각한다. 수호자는 국가가 존속되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존재이다. 좋은 수호자를 얻기 위해 태어나기 전부터 국가에서 관리를 해주어야 한다. 어긋나지 않도록 교육시켜야 하며 (이때, 주입식으로 교육을 강요하면 안 된다.) 흔들리지 않는 신념을 갖도록 전쟁에도 내보내야 한다. 정의 역시 이와 같이 개인에게 있어서 흔들리지 않는 신념을 갖도록 해야 하며 어긋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국가론을 통해 정의가 왜 존재해야 하는지 그리고 왜 정의를 행해야 하는지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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